the dawn of light as a supersolid — episode 05

The
Anomaly

워프 경로에 무언가가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part i — drop out

항로에 놓인 그림자

2066.09.14 — ues vanguard, wolf 359 → sol system transit

워프는 조용했다. 늘 그랬다.

UES Vanguard — 길이 480미터, 승무원 340명, UEDF 1함대 소속 중순양함. 울프 359 식민지에서 솔 시스템으로 귀환하는 루틴 항해. 워프 경과 시간 14분. 예상 잔여 시간 8분. 함장 마리아 산토스는 함교 중앙 좌석에서 세 번째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46세. 브라질 출신, 미국 국적. 프록시마 센타우리 최초 도달. 최초의 워프 파일럿. 그 뒤로 10년, 수십 번의 워프 점프를 지휘했다. 이제는 루틴이었다. 커피를 마시고, 데이터를 확인하고, 도착하면 보고서를 쓰는.

워프 버블 내부에서 우주는 보이지 않았다. 뷰포트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빛조차 워프 버블의 경계를 넘지 못한다. 일부 승무원은 그것을 "긴 눈 감기"라고 불렀다. 눈을 감고, 뜨면 — 다른 별 앞에 있는 것이다.

산토스는 커피를 내려놓으려다가 멈췄다.

항법 콘솔에서 경고음이 울렸다. 짧고, 날카롭고, 익숙하지 않은 톤.

WARNING — GRAVITATIONAL ANOMALY DETECTED ON WARP TRAJECTORY
SOURCE: UNKNOWN / BEARING: UNKNOWN / MAGNITUDE: OFF-SCALE
RECOMMEND: EMERGENCY WARP DISENGAGE

"함장." 항법사 리 중위의 목소리가 약간 높아져 있었다. "워프 경로에 중력 이상이 감지됩니다. 출처 불명. 방위 불명. 규모 — 측정 범위를 초과합니다."

"규모가 측정 범위를 초과한다고?" 산토스가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예, 함장. 센서가 해석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비상 워프 해제를 권고합니다."

산토스는 1초도 망설이지 않았다. 워프 중 중력 이상은 두 가지를 의미한다. 블랙홀이거나 — 미지의 무언가이거나. 어느 쪽이든 워프 버블 안에서 부딪히면 끝이다.

"전함 비상 워프 해제. 즉시."

Vanguard의 기저 에너지 코어가 역출력을 토해냈다. 워프 버블이 찢어지듯 수축했다. 타임라인으로 치면 0.3초. 체감으로는 뼈가 안쪽으로 접히는 것 같은 순간. 승무원 절반이 좌석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 우주가 돌아왔다.

뷰포트에 별이 나타났다. 수천 개. 수만 개. Vanguard는 항성 간 공간에 정지해 있었다. 가장 가까운 별까지 1.2광년.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상태 보고."

"전 시스템 정상. 선체 무결성 100퍼센트. 워프 코어 대기 모드. 현재 위치 — 울프 359에서 솔 방향 4.7광년 지점. 아무것도 없는 곳입니다."

"중력 이상은?"

리 중위가 콘솔을 두 번 확인했다.

"여전히 감지됩니다, 함장. 하지만 — 방위를 잡을 수가 없습니다. 사방에서 오는 것 같기도 하고, 어디에서도 안 오는 것 같기도 하고."

"센서에 잡히는 물체는?"

"없습니다. 전자기파, 적외선, 자외선, 감마선, 기저장 스캔 — 전부 클리어입니다. 반경 200만 킬로미터 내에 우리 외에 질량을 가진 물체가 없습니다."

"그런데 중력 이상이 측정 범위를 초과한다고?"

"그렇습니다, 함장."

산토스는 뷰포트를 바라보았다. 별이 빛나고 있었다. 고요하고, 평범하고, 아름다운 우주의 한 조각.

무언가가 맞지 않았다.

"전함 경보 1등급. 전 승무원 배치 대기. 무장 시스템 대기 모드 유지 — 활성화하지 마. 워프 코어는 즉시 재가동 가능 상태로."

"경보 1등급, 전 승무원 배치 대기, 확인."

3분이 지났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산토스는 시계를 확인했다. 3분 22초. 경고음은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센서는 여전히 클리어. 승무원들의 긴장이 피로로 바뀌기 시작하는 시점. 오경보일 수도 있다. 센서 오작동. 기저장 잔류 파동. 10년간의 워프 기술에서 간혹 발생하는 글리치.

"리 중위, 워프 재개 준비."

"워프 코어 재가동 시퀀스 시작 — "

리 중위가 말을 멈췄다.

산토스는 그가 뭘 보고 있는지 알아챘다. 리 중위가 보고 있는 것은 콘솔이 아니었다. 뷰포트였다. 상부 뷰포트. 함교 천장에 설치된 투명 패널. 전투 시 위쪽 위협을 육안으로 확인하기 위한 구조물.

산토스도 올려다보았다.

별이 사라지고 있었다.

* * *
part ii — eclipse

별을 삼키는 그림자

처음에는 하나였다. Vanguard의 바로 위쪽, 12시 방향의 희미한 별 하나가 꺼졌다. 그 다음에 옆의 별이. 그 다음에 세 개가 동시에.

산토스는 일어섰다. 함교의 모든 시선이 위를 향하고 있었다.

별이 사라지는 영역이 확대되고 있었다. 천천히, 하지만 분명하게. 마치 거대한 커튼이 내려오듯 — 별빛이 잠식되어 갔다. 30초 만에 상부 뷰포트의 3분의 1이 어둠으로 덮였다.

"센서!"

"함장 — 아무것도 안 잡힙니다." 리 중위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전 파장 스캔 클리어. 기저장 스캔 클리어. 질량 감지 — 클리어. 눈에 보이는데 센서에는 없습니다."

그것은 말이 안 됐다. 별빛을 가리려면 질량이 있어야 한다. 질량이 있으면 중력이 있다. 중력이 있으면 센서에 잡힌다. 그것이 물리학이다.

하지만 센서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별이 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중력 이상 경고는 — 여전히 측정 범위를 초과하고 있었다.

"광학 확대. 상부, 최대 배율."

함교 중앙 홀로디스플레이에 상부 뷰포트의 확대 영상이 떴다. 처음에는 그냥 어둠이었다. 별이 없는, 텅 빈 검은색. 우주의 배경과 구분할 수 없는.

하지만 — 가장자리가 있었다.

어둠과 별빛의 경계가 직선이 아니었다. 불규칙했다. 유기적이었다. 마치 — 살아있는 것의 윤곽처럼.

1분이 지났다. 상부 뷰포트의 절반이 어둠으로 덮였다. 산토스는 그제서야 규모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Vanguard는 480미터다. UEDF에서 가장 큰 함선. 하지만 저 위에 있는 것은 — 수십 킬로미터였다. 아니, 더 클 수도 있었다. 가장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함장." 전술사관 박 대위가 말했다. "무장 시스템 활성화 — "

"안 돼."

산토스의 목소리는 의외로 침착했다. 그녀 자신도 놀랄 만큼.

"저 크기를 봐. 우리 무장으로 뭘 할 수 있겠어? 만약 저게 적대적이라면 — 이미 끝났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건 적대적이지 않다는 뜻이야. 지금은."

함교가 조용해졌다.

2분이 지났다. 상부 뷰포트의 80퍼센트가 어둠이었다. Vanguard의 외부 조명이 그 표면에 닿고 있었다 — 하지만 반사가 없었다. 빛이 흡수되는 것도, 반사되는 것도, 투과하는 것도 아니었다. 빛이 그 경계에서 — 멈추는 것 같았다.

산토스는 프록시마 행을 떠올렸다. 10년 전. 카운트다운. 3, 2, 1 — Jump. 0.7초. 인류 최초의 항성간 이동. 그때도 무서웠다. 하지만 그때는 적어도 — 뭘 하는 건지 알고 있었다.

지금은 몰랐다.

* * *

3분째. 어둠이 멈췄다.

상부 뷰포트 전체가 어둠이었다. 좌현과 우현의 뷰포트에서도 가장자리가 보였다. 산토스는 Vanguard 전체가 — 그 존재의 아래에, 그 그림자 안에 들어가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때 — 기저 에너지 코어가 반응했다.

SUBSTRATE ENERGY CORE — ANOMALOUS RESONANCE DETECTED
PATTERN MATCH: SUBSTRATE BASELINE SIGNATURE
SOURCE: EXTERNAL

"함장!" 기저공학사관 김 소령이 소리쳤다. "코어에서 기저 패턴 공명이 감지됩니다. 내부 발생이 아닙니다 — 외부에서 오고 있습니다."

"외부?"

"저 위에서요. 저것이 — 기저 패턴으로 우리 코어에 접촉하고 있습니다."

산토스의 등줄기가 차가워졌다. 기저 패턴. 시공간 직물의 소스 코드. 인류가 20년 전에 발견한 것. 인류의 모든 기술의 근간.

저것도 — 기저 패턴을 쓰고 있었다.

"패턴 분석 가능한가?"

"분석 중 — 함장, 이건... 이건 통신입니다. 기저 패턴을 매체로 사용한 — 일종의 데이터 전송입니다. 하지만 구조가 우리 것과 완전히 다릅니다. 차원이 다릅니다. 우리 시스템은 3차원 패턴을 사용하지만, 이건 — 적어도 7차원입니다."

소리가 없었다. 통신 채널은 조용했다. 전자기 신호는 없었다. 하지만 기저장을 통해 — 우주의 코드 그 자체를 통해 — 저것은 말을 걸고 있었다.

"함장." 전술사관 박 대위가 다시 말했다. "First Contact Protocol을 발동해야 합니다."

산토스는 한 번 크게 숨을 쉬었다.

"First Contact Protocol. 모든 채널로 — 전 주파수, 전 매체. 기저장 포함. 표준 인사 패킷 전송. 인류의 이름으로."

Vanguard의 통신 시스템이 가동되었다. 무선. 광학. 기저장. 모든 매체로 동일한 메시지가 방출되었다. 수학적 소수 배열, 수소 원자의 스펙트럼 다이어그램, 태양계의 좌표, 그리고 —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는 72개 언어의 메시지.

응답은 없었다.

10초. 20초. 30초.

그리고 감응자 세 명이 동시에 쓰러졌다.

* * *
part iii — coordinates

은하의 좌표

감응자. 기저장과 생체 공명을 하는 인간. 마커스 콜이 첫 번째였고, 지난 20년간 전 세계에서 수백 명이 발현했다. Vanguard에는 세 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UEDF의 모든 함선에 최소 한 명의 감응자가 배치된다 — 기저장 센서가 잡지 못하는 것을 감지하기 위해.

세 명 모두 — 동시에 의식을 잃었다.

"의무실! 감응자 세 명 의식 불명, 갑판 3, 7, 12에서 동시 발생!"

산토스가 갑판 7의 감응자 배치소로 달려갔을 때, 에이미 루카스 상사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눈이 뜨여 있었다. 하지만 초점이 없었다. 동공이 극도로 확대되어 있었다. 체온은 정상. 맥박은 정상. 뇌파만 — 측정 범위를 초과했다.

루카스의 입술이 움직였다.

"루카스. 루카스 상사. 날 볼 수 있어?"

루카스가 말했다. 목소리가 그녀의 것이 아닌 것 같았다. 평소의 루카스는 텍사스 억양의 명랑한 목소리였다. 지금은 — 단조롭고, 정확하고, 감정이 없었다.

"좌표."

"뭐라고?"

"좌표를 보여주고 있어요. 은하 — 중심. 사수자리 A* 근방. 정확한 지점. 26,000광년."

산토스가 통신기를 잡았다.

"함교, 감응자 루카스가 좌표를 언급하고 있다. 은하 중심부. 사수자리 A* 근방. 다른 감응자들은?"

10초 뒤 응답이 왔다.

"함장, 세 명 모두 동일한 증상입니다. 의식 불명 상태에서 같은 좌표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소수점 아래 12자리까지 일치합니다."

산토스는 루카스를 내려다보았다. 루카스의 눈이 그녀를 보고 있었다 — 보고 있지 않은 것 같으면서.

"함장." 루카스가 말했다. "그들이 보여주는 게 있어요. 이미지가 아니라 — 구조. 은하 중심에 — 뭔가가 있어요. 인프라. 기저 패턴으로 만들어진 — 도시? 아니, 더 커요. 네트워크. 항성계 수십 개를 연결하는. 그리고 —"

루카스가 멈췄다. 눈이 더 커졌다.

"우리가 처음이 아니래요."

* * *

5분 뒤, 루카스와 나머지 두 명의 감응자가 의식을 회복했다. 세 명 모두 극심한 두통과 코피를 호소했지만, 그 외에는 정상이었다.

세 명이 독립적으로 작성한 좌표가 완벽히 일치했다. 세 명이 각각 묘사한 "비전"도 핵심이 같았다 — 은하 중심부의 거대한 기저장 네트워크. 수십 개의 항성계를 연결하는 인프라. 그리고 그 네트워크에 접속된 — 인류가 아닌 지성체들.

산토스는 함교로 돌아왔다. 상부 뷰포트의 어둠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별이 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센서에는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그때 — 아래쪽에서 빛이 왔다.

"함장! 하부 — 하부 뷰포트!"

산토스가 내려다보았다. 함교 바닥의 투명 패널을 통해.

존재의 하부에 — 빛이 열리고 있었다.

원형이 아니었다. 정해진 형태가 없었다. 그것은 — 열림이었다. 닫혀 있던 것이 열리는 것. 문인지, 입인지, 도킹 베이인지 알 수 없는 것이. 내부에서 새어 나오는 빛은 차가운 청록색이었다. 기저 패턴이 물질화되었을 때의 색. 페르미랩에서 처음 빛이 얼어붙었을 때와 같은 색.

초대였다.

아니면 함정이었다.

산토스는 둘을 구분할 수 없었다. 340명의 승무원도 마찬가지였다.

함교가 조용했다. 경고음만 울리고 있었다. 기저 코어의 공명은 계속되고 있었다. 저 존재는 여전히 — 말을 걸고 있었다. 인류가 아직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김 소령." 산토스가 말했다.

"예, 함장."

"기저장 통신 — 지구까지 도달 가능한가?"

"기저장 통신은 거리 제한이 없습니다. 하지만 대역폭이 좁아서 — 음성 불가, 텍스트 기반 200자 이내."

"충분해."

산토스는 메시지를 구술했다.

TO: DR. ELENA VOSS, SRC DIRECTOR
FROM: CAPT. SANTOS, UES VANGUARD
STATUS: EMERGENCY FIRST CONTACT SCENARIO
COORDINATES ATTACHED. WE ARE NOT ALONE.
REQUEST IMMEDIATE COUNSEL.

메시지가 기저장을 타고 솔 시스템으로 날아갔다. 기저장 통신은 광속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 기저 패턴은 시공간 직물 자체이므로. 도달 시간: 즉시.

산토스는 뷰포트를 올려다보았다. 어둠. 그리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차가운 청록색 빛. 열린 문.

10년 전, 프록시마 센타우리 궤도에서 "Houston, we made it"이라고 말했을 때 — 산토스는 인류가 우주로 나가는 순간에 서 있다고 생각했다.

틀렸다. 이것이 그 순간이었다.

* * *

동시각 — earth, colorado springs, uedf headquarters

엘레나 보스는 62세였다.

페르미랩의 포스트닥에서 SRC 소장으로, 소장에서 UEDF 수석 과학 고문으로. 20년 동안 기저 패턴이 세상을 바꾸는 것을 지켜보았다. 에너지를, 무기를, 우주선을, 식민지를, 그리고 — 인류 자체를.

산토스의 메시지를 읽었을 때, 엘레나의 첫 반응은 놀라움이 아니었다.

안도였다.

2년 전, 심우주 신호를 분석했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 저 밖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기저 패턴은 보편적인 물리 법칙에 기반한다. 충분히 발전한 문명이라면 — 반드시 발견한다. 인류가 첫 번째일 리가 없었다.

엘레나는 메시지를 한 번 더 읽었다. 그리고 전화기를 들었다.

"마커스."

전화가 연결되기까지 0.3초. 기저장 통신. 마커스 콜은 지금 몬태나의 감응자 훈련원에 있었다. 48세. 더 이상 서퍼가 아니었다. 관자놀이에 흰머리가 섞여 있었다. 하지만 기저장 감응 능력은 — 지구상 누구보다 강했다.

"엘레나." 마커스의 목소리. 낮고, 침착하고,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의 목소리. "느꼈어. 방금. 기저장이 — 울렸어. 지구에서도 느낄 정도로. 무슨 일이야?"

"산토스가 뭔가를 만났어. 워프 경로에서. 항성 간 공간에서. 거대한 존재. 기저 패턴으로 통신하고 있어."

침묵.

"감응자 세 명이 좌표를 받았어." 엘레나가 말을 이었다. "은하 중심부. 사수자리 A* 근방. 그리고 — 그들이 문을 열었어. 존재의 내부로 들어가는."

"초대야." 마커스가 말했다.

"확신해?"

짧은 침묵. 그리고 —

"기저장으로 말을 거는 건 — 우리 언어를 배웠다는 뜻이야, 엘레나. 우리 기술의 근간을 이해한다는 뜻이야. 그 수준의 존재가 우릴 해치려 했다면 — 대화를 시도하지 않았을 거야."

"하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야."

"하커는 매번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

엘레나는 창밖을 보았다. 콜로라도의 밤하늘. 2년 전 이 옥상에서 별을 보던 것이 떠올랐다. 산토스가 정찰 함대를 자원한 것. "첫 점프의 파일럿이 첫 조우의 함장이 되는 게 맞잖아요?"

맞았다. 산토스는 거기에 있어야 할 사람이었다.

"마커스, 콜로라도로 와. 하커에게는 내가 보고한다. 그 전에 — 네가 느낀 걸 정확히 말해줘. 기저장이 울렸다고 했잖아. 어떻게?"

마커스가 말했다.

"엘레나."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20년 전 페르미랩에서 처음 패턴을 봤을 때 — 네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

"이건 코드야."

"맞아. 코드. 그리고 방금 — 기저장 전체가 울렸어. 지구에서 느낄 수 있을 만큼 강하게. 엘레나, 그건 — 코드가 실행된 거야. 누군가가 우리와 같은 코드를 쓰고 있어. 그리고 그들이 — ping을 보낸 거야."

엘레나는 눈을 감았다.

20년이었다. 페르미랩 지하 4층의 38피코켈빈. ARIA가 "프레임워크 비호환"이라고 분류한 패턴. 마커스가 안전 프로토콜을 해킹하고 챔버가 폭발한 밤. 잔해 속에서 맥박치던 고체 빛. 아버지의 미완성 논문. "바닥 아래에 뭐가 있는가."

20년 동안 그 답을 찾아왔다. 에너지를 발견했다. 무기를 만들었다. 별에 갔다. 식민지를 세웠다. 그리고 이제 — 바닥 아래에 뭐가 있는지 알려줄 수 있는 누군가가 찾아왔다.

"마커스, 빨리 와."

"이미 출발했어."

통화가 끝났다. 엘레나는 책상에 앉아 두 번째 메시지를 작성했다.

TO: GEN. JAMES HARKER, UEDF COMMANDER
FROM: DR. ELENA VOSS, CHIEF SCIENCE ADVISOR
PRIORITY: OMEGA
FIRST CONTACT CONFIRMED. UES VANGUARD.
REQUESTING EMERGENCY JOINT SESSION.

보내기 버튼을 누르기 전에, 엘레나는 잠시 멈췄다.

하커는 함대를 보낼 것이다. 전투 대형으로. 오메가 프로토콜을 포함해서. 워프 무기를 장착한 채로. 그것이 하커의 "합리적" 대응이다.

하지만 저 존재가 — 만약 기저 패턴 기술에서 인류보다 수천 년, 수만 년 앞서 있다면 — UEDF의 함대 따위는 장난감이다. 위협이 될 수 없다. 위협을 보이는 것 자체가 모욕이 될 수 있다.

엘레나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창밖을 보았다. 콜로라도의 밤하늘. 같은 별. 같은 우주. 하지만 — 20분 전과는 완전히 다른 우주.

인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별이 사라졌다,
누군가가 거기 있었다

워프 경로의 중력 이상. 센서에 잡히지 않는 거대한 존재. 기저 패턴으로 전해진 은하 중심의 좌표. 20년 전 페르미랩에서 발견한 코드가 — 인류만의 것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