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awn of light as a supersolid — episode 06

Fi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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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인가. 평화인가. 인류가 선택해야 한다.

part i — the fleet

함대가 도착했다

2066.09.15 — 36 hours after first contact / vanguard coordinates

하커는 12척을 보냈다.

중순양함 4척, 구축함 6척, 수송함 2척. UEDF 1함대의 절반. 오메가 프로토콜 탑재. 워프 무기 실전 배치 가능. 전투 대형으로 워프 인.

12척이 Vanguard의 좌표에 출현했을 때 — 함대 전체가 침묵했다.

그것은 여전히 거기 있었다.

Vanguard 위에, 별을 가린 채, 형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 함대의 센서도 Vanguard와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 — 전 파장 스캔에서 아무것도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상부 뷰포트를 통해 육안으로 보면 — 그것은 분명히 거기 있었다. 별을 삼키고, 빛을 멈추게 하고, 기저장으로 말을 걸면서.

하부의 열림도 여전했다. 차가운 청록색 빛. 36시간 동안 닫히지 않았다.

엘레나와 마커스는 수송함 UES Endeavor에 탑승하고 있었다. 엘레나는 수석 과학 고문 자격으로, 마커스는 — UEDF가 부르는 공식 직함으로는 "기저장 분석관"으로. 실질적으로는 인류에서 가장 강력한 감응자로.

하커 장군은 콜로라도의 UEDF 본부에서 지휘하고 있었다. 현장 지휘관은 Vanguard의 산토스 함장.

"산토스 함장." 하커의 음성이 기저장 통신으로 함대에 울려 퍼졌다. "상황 변화는?"

"없습니다, 장군. 36시간째 동일합니다. 존재의 크기, 위치, 행동 — 변화 없음. 기저장 공명 지속. 하부 열림 유지."

"보스 박사, 분석은?"

엘레나가 Endeavor의 과학 콘솔에서 답했다.

"기저장 공명의 패턴이 반복 구조를 보입니다, 장군. 같은 시퀀스가 매 4분 12초마다 반복되고 있어요. 이건 — 자동 응답기 같은 겁니다. 같은 메시지를 반복 송출하고 있어요."

"내용은?"

"감응자들이 받은 좌표와 동일합니다. 은하 중심부. 그리고 — 하부의 열림. 이 두 가지가 메시지의 전부예요."

"'안으로 들어와라'?" 하커가 물었다.

"그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함정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군."

엘레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사실이었다.

"마커스 콜." 하커가 이름을 불렀다. "당신의 감응 — 뭐라고 하든 — 으로 뭘 느끼는가?"

마커스는 Endeavor의 관측실에 있었다. 창문 앞에 서서 어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20년간 기저장과 공명해온 그의 몸이 — 떨리고 있었다. 떨림이 아니었다. 공명이었다. 저 존재의 기저장과 마커스의 기저장이 — 같은 주파수로 진동하고 있었다.

"적대적이지 않습니다."

"그건 당신의 '느낌'인가, 아니면 데이터인가?"

"둘 다입니다, 장군. 적대적 존재는 대화를 시도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대화입니다. 그리고 — 제 기저장 공명이 20년간 가장 안정적입니다. 저것은 위협이 아닙니다."

"안정적이라." 하커의 목소리에서 회의가 묻어났다.

엘레나가 끼어들었다.

"장군, 제안이 있습니다."

"듣겠습니다."

"소형 셔틀 한 대로 열림에 진입합니다. 저와 마커스, 그리고 감응자 한 명. 최소 인원. 비무장. 함대는 여기서 대기."

긴 침묵.

"비무장 진입은 승인할 수 없습니다, 박사. 함대 호위 하에 무장 셔틀로 — "

"장군." 산토스가 끼어들었다. "저 존재의 크기를 생각해보십시오. 무장 셔틀이든 비무장 셔틀이든 — 저것에게는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무기를 들고 들어가느냐 아니냐는 — 우리가 어떤 종족인지를 보여주는 차이입니다."

또 다른 침묵.

"산토스 함장." 하커가 말했다. "당신이 현장 지휘관이다. 진입 작전의 구체적 조건은 당신이 결정하라. 다만 — 함대는 전투 태세를 유지한다. 셔틀 진입 30분 뒤 통신이 끊기면 — 오메가 프로토콜을 발동한다."

"30분은 짧습니다, 장군."

"그렇다면 30분 안에 돌아오시오."

통신이 끊겼다. 엘레나와 산토스의 시선이 마주쳤다. 함대 간 모니터를 통해.

"엘레나." 산토스가 말했다. "갈 준비됐어?"

"13년 전에 물어봐야 했어. 프록시마 갈 때."

산토스가 웃었다. 짧게.

"그때는 초대장이 없었으니까."

* * *
part ii — inside

숨을 쉬는

2066.09.15 — shuttle eos, entering the anomaly

셔틀 Eos. 전장 12미터. 비무장. 탑승자 3명 — 엘레나 보스, 마커스 콜, 에이미 루카스 상사.

산토스가 직접 가겠다고 했지만, 엘레나가 거부했다. 현장 지휘관이 진입하면 — 함대의 통제가 하커에게 넘어간다. 하커가 현장 결정을 하면 오메가 프로토콜이 발동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산토스는 밖에 있어야 했다.

Eos가 Vanguard의 하부 격납고를 빠져나왔다. 존재의 하부 열림까지 거리 — 2킬로미터. 차가운 청록색 빛이 셔틀을 감쌌다. 기저장 공명이 셔틀의 코어를 울렸다.

마커스가 눈을 감았다.

"환영하고 있어." 그가 말했다.

"누가?"

"이 전체가. 이 존재 자체가. 살아있는 것 같아, 엘레나. 기계가 아니야. 생물도 아니야. 둘 다인 것 같아."

열림의 경계를 넘었다. 셔틀이 내부로 진입했다.

엘레나의 첫 반응은 — 놀라움이 아니었다.

경외였다.

내부는 우주선이 아니었다. 동굴도 아니었다. 가장 가까운 비유는 — 숲이었다. 거대한, 빛나는, 살아있는 숲. 벽이라고 부를 수 있는 표면은 투명한 결정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 안에서 기저 패턴이 맥박치듯 흐르고 있었다. 페르미랩에서 처음 본 고체 빛과 같은 것이었다 — 하지만 규모가 달랐다. 킬로미터 단위의 고체 빛.

그리고 벽이 숨을 쉬고 있었다. 문자 그대로. 표면이 느리고 규칙적인 리듬으로 팽창하고 수축했다. 살아있는 것의 호흡처럼.

"산소 농도 21퍼센트." 루카스가 계기를 읽었다. "온도 22도. 기압 1.01기압. 엘레나 — 여기 안은 지구 환경이에요."

"우연이 아니야." 엘레나가 말했다. "이것은 우리를 위해 조절된 거야."

Eos는 경로를 따라 자동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엔진은 꺼져 있었다. 존재 내부의 기저장이 셔틀을 안내하고 있었다 — 부드럽게, 강제하지 않으면서, 하지만 명확한 방향으로.

3분이 지났다. 5분. 셔틀은 점점 더 깊이 들어갔다. 통로가 좁아지고 — 다시 넓어졌다. 거대한 공간이 열렸다. 직경 수백 미터의 구형 방. 중심에 — 빛이 있었다. 떠 있는, 천천히 회전하는, 차가운 청록색 빛의 구체.

셔틀이 멈추었다.

"여기야." 마커스가 말했다. 눈이 열려 있었지만, 초점이 이상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동시에 보고 있는 눈. "여기서 기다리라고 해."

3명이 셔틀에서 내렸다. 바닥은 단단했다. 투명한 결정. 아래로 별이 보였다 — 존재의 외피를 투과한 외부 우주. 수천 개의 별 위에 서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 그들이 왔다.

* * *

처음에는 빛이었다. 구형 방의 벽면에서 빛의 점들이 분리되어 나왔다. 수십 개. 수백 개. 각각 크기가 달랐다. 어떤 것은 주먹만 하고, 어떤 것은 사람 크기였다.

그것들이 모여서 — 형태를 잡았다.

인간의 형태가 아니었다.

엘레나가 본 것은 — 기하학적 구조였다. 여러 개의 동심원이 겹쳐 회전하는 형태. 각 원은 다른 축으로 회전했다. 표면에는 기저 패턴이 흐르고 있었다 — 살아있는 것처럼. 크기는 사람보다 약간 컸다. 셋이 나타났다. 엘레나, 마커스, 루카스 각각의 앞에 하나씩.

소리는 없었다. 통신은 없었다.

하지만 마커스가 무릎을 꿇었다.

"마커스!" 엘레나가 소리쳤다.

"괜찮아." 마커스가 손을 들어 엘레나를 멈추게 했다. "무릎 꿇은 게 아니야. 다리에 힘이 빠진 거야. 너무 — 많아. 정보가. 기저장으로 직접 — "

마커스가 멈췄다. 10초. 20초. 루카스도 바닥에 앉아 있었다. 엘레나만 서 있었다 — 감응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하지만 엘레나에게도 — 무언가가 왔다.

기저장 공명이 아니었다. 시각적이었다. 존재의 벽면에 — 이미지가 떠올랐다. 홀로그램이 아니었다. 기저 패턴이 빛으로 물질화된 것이었다. 3차원 영상이 구형 방 전체에 펼쳐졌다.

은하의 지도.

수천억 개의 별. 그 중에 — 빛나는 점들이 있었다. 수십 개. 은하 전역에 퍼져 있는. 그리고 각 점에서 점으로 — 연결선이 그어져 있었다. 기저장 통신 네트워크. 은하 규모의 인프라.

각 점의 옆에 — 형태가 나타났다. 다른 종족들. 모두 달랐다. 어떤 것은 인간과 비슷했고, 어떤 것은 완전히 달랐고, 어떤 것은 — 형태라는 개념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 존재였다.

그리고 은하의 한 가장자리에 — 새로운 점이 깜빡이고 있었다. 가장 작고, 가장 약하고, 가장 최근에 생긴 점.

솔 시스템. 인류.

"마커스." 엘레나가 말했다. "뭘 보고 있어?"

마커스가 눈을 떴다. 눈이 젖어 있었다.

"같은 걸 보고 있어. 하지만 더 많이. 엘레나 — 그들이 말하고 있어. 기저장으로. 내가 통역할게."

마커스가 일어섰다. 앞의 기하학적 존재를 마주보았다. 동심원이 느리게 회전했다. 기저장이 울렸다 — 마커스를 통해, 인류의 언어로.

"기저 패턴은 보편적이다."

마커스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단어의 선택이, 리듬이, 무게가 — 마커스의 것이 아니었다.

"충분히 발전한 모든 문명이 결국 발견한다. 에너지를 추출하고, 무기를 만들고, 시공간을 접고, 별에 도달한다. 그 과정은 —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은하 전역에서."

은하 지도의 빛나는 점들이 하나씩 밝아졌다. 각 문명이 기저 패턴을 발견한 시점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가장 오래된 것은 — 수십만 년 전이었다.

"너희는 가장 어린 종족이다."

엘레나가 솔 시스템의 점을 바라보았다. 가장 작고, 가장 새롭고, 가장 가장자리에 있는.

"일부 종족은 평화를 선택했다."

지도 위의 몇몇 점들이 푸른색으로 빛났다. 연결선이 그 사이를 잇고 있었다. 교류하고, 공유하고, 공존하는 문명들.

"일부는 전쟁을 선택했다."

다른 점들이 붉게 빛났다. 그리고 — 몇몇이 꺼졌다. 영구적으로.

"일부는 사라졌다."

방이 조용했다.

"우리는 감시자다."

세 개의 기하학적 존재가 동시에 빛났다. 더 밝게.

"새로운 종족이 기저 패턴을 발견할 때마다 — 우리가 간다. 관찰하기 위해. 기록하기 위해. 선택을 지켜보기 위해."

"간섭하지 않는가?" 엘레나가 물었다. 마커스를 통하지 않고 — 직접.

기하학적 존재가 엘레나를 향했다. 동심원의 회전이 잠시 멈췄다. 그것은 — 듣고 있었다.

마커스가 답을 통역했다.

"간섭하지 않는다. 선택은 종족의 것이다. 기저 패턴을 어떻게 쓸 것인지 — 에너지로, 무기로, 다리로, 벽으로 — 그것은 각 종족이 스스로 결정한다. 우리는 결과를 기록할 뿐이다."

"그렇다면 — 왜 좌표를 보여주었는가? 은하 중심부의?"

짧은 침묵. 기저장이 울렸다.

"은하 중심에 — 모든 문명이 모이는 곳이 있다. 평화를 선택한 문명들이 만든 곳이다. 교류와 공유의 장이다. 너희가 원한다면 — 갈 수 있다."

"조건은?"

"없다. 초대일 뿐이다. 받아들이는 것도, 거부하는 것도 — 너희의 선택이다."

* * *
part iii — the choice

인류의 선택

2066.09.15 — ues vanguard, after shuttle return

셔틀 Eos가 Vanguard에 복귀했다. 진입에서 귀환까지 22분. 하커의 데드라인 8분 전.

엘레나가 녹화한 내부 영상, 마커스가 통역한 대화 기록, 루카스의 기저장 데이터 로그 — 모든 것이 함대에 공유되었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지구에 전송되었다.

12시간 동안 — 세계가 멈추었다.

UN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회의. 미국 의회 폐쇄 세션. 유럽연합 정상회의. 중국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러시아, 인도, 브라질, 일본 — 모든 주요 정부가 같은 질문 앞에 섰다.

어떻게 할 것인가.

* * *

Vanguard의 회의실. 함대 지휘관, 과학자, 감응자 — 11명이 원형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홀로디스플레이에는 콜로라도의 하커 장군이 떠 있었다.

"분명히 합시다." 하커가 말했다. "이 영상이 사실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외계 문명의 존재. 은하 규모의 네트워크. 초대. 사실이라면 — 이것은 인류 역사상 가장 중대한 안보 사안입니다."

"안보 사안이 아닙니다, 장군." 엘레나가 말했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입니다."

"선택은 안보 위에 성립합니다, 박사."

"그들은 간섭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기록한다고. 관찰한다고. 우리가 무장 함대를 끌고 은하 중심으로 워프하면 — 그게 인류의 첫인상이 됩니다. 수십 개 문명이 보는 앞에서."

"비무장으로 미지의 좌표에 가라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마커스가 끼어들었다.

"장군, 한 가지 보여드릴 게 있습니다."

마커스가 눈을 감았다. 기저장이 울렸다. 그리고 — 회의실의 홀로디스플레이에 영상이 떴다. 마커스가 감응자의 능력으로 기저장 데이터를 시각화한 것이었다.

은하 지도가 떠올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 사라진 문명들만 표시되어 있었다.

붉은 점. 꺼진 점. 기저 패턴을 전쟁에 사용한 문명들. 워프를 무기화한 문명들. 기저 실드를 공격 도구로 전환한 문명들.

모두 — 사라졌다.

"이것은 감시자들이 보여준 기록입니다." 마커스가 말했다. "수십만 년 치. 기저 패턴을 무기화한 문명은 — 예외 없이 자멸했습니다. 외부의 침략이 아닙니다. 자기 파괴입니다. 워프 무기, 기저장 병기 — 그 수준의 기술로 전쟁을 하면, 승자가 없습니다."

회의실이 조용했다.

"장군." 마커스가 하커를 바라보았다. "오메가 프로토콜. 워프 무기. 이 기록에 나오는 문명들도 —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그 논리로. 매번."

하커의 얼굴이 굳었다.

"그리고 매번," 마커스가 말을 이었다. "결과는 같았습니다."

긴 침묵.

"이것은 이 테이블에서 결정할 사안이 아닙니다." 하커가 말했다. "지구의 모든 정부, 모든 인류가 — "

"맞습니다." 엘레나가 말했다. "인류 전체의 결정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첫 번째 신호는 — 우리가 보내야 합니다. 지금, 여기서. 저 존재에게. 인류가 대화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산토스가 말했다.

"장군. 10년 전에 제가 프록시마에 갔을 때 — 장군이 물으셨습니다. '왜 가느냐.' 제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하십니까?"

"'누군가는 가야 하니까.'" 하커가 대답했다.

"맞습니다. 누군가는 가야 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는 —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무기를 내려놓고."

하커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0초. 20초.

"산토스 함장." 하커가 말했다. 목소리가 달라져 있었다. 지시가 아니라 — 질문이었다. "만약 당신이 결정한다면 — 어떻게 하겠는가?"

산토스는 1초도 망설이지 않았다.

"함대의 무장 시스템을 비활성화합니다. 모든 채널로 — 기저장 포함 — 대화 의향을 표명합니다. 그리고 감시자들에게 시간을 요청합니다. 인류가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하커가 엘레나를 보았다.

"박사. 만약 — 만약 이것이 함정이라면?"

엘레나가 답했다.

"장군, 저들은 기저 패턴 기술에서 우리보다 수십만 년 앞서 있습니다. 함정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만약 적대적이었다면 — 대화를 시도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 " 엘레나가 잠시 멈추었다. "20년 전 페르미랩에서 처음 기저 패턴을 발견했을 때, ARIA — 우리의 양자 AI — 가 그것을 '현재 프레임워크와 비호환'이라고 분류했습니다. AI는 기존 데이터 안에서만 판단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 프레임워크 밖에서 도약할 수 있습니다. 지금이 그 순간입니다."

하커가 오랫동안 말이 없었다.

그리고 — 고개를 끄덕였다.

"오메가 프로토콜 해제. 전 함대 무장 비활성화. 산토스 함장, 현장 재량으로 — 첫 번째 신호를 보내시오."

* * *

2066.09.15 — ues vanguard, bridge

산토스가 함교에 섰다. 12척의 함대가 무장을 해제했다. 실드는 유지했다 — 방어는 공격이 아니므로.

상부 뷰포트의 어둠은 여전했다. 하부의 청록색 빛도. 존재는 기다리고 있었다.

"전 채널 개방. 기저장 통신 포함." 산토스가 말했다.

마커스가 함교 중앙에 섰다. 그의 역할은 — 통역이었다. 인류의 말을 기저장으로 변환하여 전달하는.

산토스가 말했다.

"이것은 UES Vanguard의 함장 마리아 산토스입니다. 인류를 대표하여 — 대화에 응합니다. 우리는 은하 중심부의 초대를 확인했습니다. 우리 종족은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 우리의 의향은 분명합니다."

산토스는 숨을 들이쉬었다.

"우리는 대화를 선택합니다."

마커스가 그 말을 기저장으로 변환했다. 기저 패턴이 셔틀에서, 함대에서, 존재의 내부에서 울렸다.

3초.

존재가 반응했다.

상부 뷰포트의 어둠이 — 변했다. 별을 삼키던 암흑이 조금씩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존재의 외피가 반투명으로 변하면서 — 별빛이 돌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 윤곽은 여전히 거기 있었다. 별빛을 약간 왜곡시키며 —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하지만 더 이상 가리지 않았다.

기저장에서 마지막 메시지가 왔다. 마커스가 통역했다.

"기다리겠다. 준비가 되면 — 좌표를 따라오라."

그리고 기저장 공명이 서서히 약해졌다.

존재는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한 발 물러났다. 인류가 결정할 때까지 — 기다리겠다는 것이었다.

함교가 조용했다. 340명의 승무원이 — 12척의 함대가 — 지구의 수십억 인류가 — 같은 순간을 공유하고 있었다.

* * *

밤이 깊어졌다. 함대는 정위치를 유지하고 있었다. 존재는 여전히 위에 있었다 — 반투명한 윤곽으로, 별빛을 약간 왜곡시키면서.

엘레나는 Endeavor의 관측실에 혼자 앉아 있었다. 뷰포트 너머로 별이 보였다. 왜곡된 별. 존재의 외피를 통과한 별빛.

62세. 머리카락은 거의 다 희어졌다. 손등에 주름이 깊어졌다. 눈가의 피로가 지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눈동자는 — 20년 전과 같았다. 페르미랩 지하 4층에서 모니터를 바라보던 그 눈.

38피코켈빈. 영점 에너지의 바닥 아래에서 맥박치던 코드. ARIA가 "프레임워크와 비호환"이라 분류한 것을 — 인간이 "이건 코드야"라고 알아본 순간.

아버지의 논문이 떠올랐다. Richard Voss, 2030년. "On the Possibility of Sub-Zero-Point Energy States." 학계에서 무시당한 논문. 4년 뒤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자기 이론이 증명되는 것을 보지 못한 채.

엘레나는 창밖을 보았다.

아버지가 물었던 것. 바닥 아래에 뭐가 있는가.

에너지가 있었다. 무한한. 에너지에서 무기가 나왔다. 무기에서 함선이 나왔다. 함선에서 식민지가 나왔다. 식민지에서 전쟁이 나왔다. 그리고 전쟁의 한복판에서 — 인류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닥 아래에는 우주가 있었다. 인류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크고, 훨씬 오래되고, 훨씬 많은 이야기가 담긴.

엘레나의 통신기가 진동했다. 마커스.

"잠 안 와?" 마커스의 목소리.

"너도."

"20년 전에도 잠이 안 왔지. 폭발 다음 날. 네가 병원에서 데이터를 보고 있을 때."

"기억나."

침묵.

"엘레나." 마커스가 말했다. "아직도 코드가 보여?"

엘레나는 미소 지었다.

"항상."

"그들도 같은 코드를 보고 있어. 수십만 년 동안. 그리고 —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가장 어린 종족이 — 뭘 선택하는지."

엘레나가 뷰포트를 올려다보았다. 존재의 반투명한 윤곽 너머로 별이 빛나고 있었다. 인류가 도달한 별. 아직 도달하지 못한 별. 그리고 — 누군가가 이미 있는 별.

20년 전, 페르미랩 지하 4층의 모니터. 38피코켈빈. 불가능한 패턴. 고체 빛의 맥박.

엘레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말했다. 소리 내지 않고.

아버지, 바닥 아래에 뭐가 있는지 알아냈어요. 그리고 그건 —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컸어요.

별이 빛났다. 인류의 선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첫 번째 발걸음은 — 내디뎠다.

모든 것은 페르미랩 지하 4층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거기서 — 은하 전체로 이어지고 있었다.

코드는 보편적이었다,
인류의 선택은 시작되었다

절대영도에서 발견한 코드는 인류만의 것이 아니었다. 은하 전역에서 수십 개의 문명이 같은 코드를 보고 있었다. 감시자들은 묻지 않았다 — 인류가 스스로 선택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